청계산 등산 옛골 코스, 특별히 훈훈했던 이유

청계산 등반 옛골 코스, 작은 배려에 감동 했던 이유.

 

긴 겨울잠(?)에서 깨서 진짜 오랜만에 등산을 갔어요.

뭐 딱히 '등산'이라고 이름 붙이기도 민망하니, 그냥 '산에 갔다'라고 하는게 나을 것 같네요. ㅎ

 

청계산 옛골 감시초소 쪽으로 올라가기 시작해서 우이봉을 거쳐 석기봉까지 올라 갔다가 부대 앞 아스팔트 길을 따라 옛골 쪽으로 다시 내려 오는 코스였어요.

 

오랜만의 산행인 저를 생각해 빠르지 않은 걸음으로 올라갔고 석기봉에서도 10여분 쯤 머물렀는데, 등반부터 하산까지 총 3시간 조금 넘게 걸렸어요.

못 쫓아 가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막상 시작해 보니 다리도 가벼웠고 등산 후 다음 날 흔하게 오는 근육통 조차 없었습니다.

 

 

 

차에서 내려 산을 막 올라가기 시작하는데 전에는 못 보던 게 보이더군요.

'가로수 전지 부산물을 활용하여 제작한 지팡이입니다. 사용 후 제자리에 놓고가시면 재사용할 수 있습니다.'

 

집에서 출발할때 남편이 내 등산스틱을 가져간다고 하는 걸 괜찮다고 말렸었어요.

청계산은 하도 여러번 가서 만만해 보였거든요.

 

이 나무 지팡이를 보니 순전히 호기심에 동생이랑 나랑 둘이 하나씩 들고 갔어요.

 

청계산 등산 옛골 코스

 

세상에 이렇게 편할 수가~

제법 힘을 주어 짚어도 끄떡 없어요.

이 나무 지팡이가 없었어도 올라가긴 했겠지만, 짚고 올라가니 훨씬 편하고 쉽고 안정되고...

 

동생도 생각보다 많이 의지가 된다고 하더군요.

잠깐 과일 먹으며 쉬는데 누군가 이 지팡이를 사용하다 버리고 갔더라고요.

남편이 자기가 들고 가겠다고 해서 결국엔 셋이 다 짚고 다녔어요. ^^

 

이렇게 사용할 수 있도록 생각해 낸 이름모를 '어떤분'께 감사드리며 아주 잘 써먹었어요.

 

매해 들어 봤을 이름인데 매년 까 먹는 이름 모를 꽃이 피었네요.

 

 

우이봉을 거쳐 석기봉에 도착.

제일 처음 이 곳에 왔을때는 바위가 무너져 내릴까봐 맘 놓고 앉지도 못했는데, 몇 번 와보니 바위 가장자리까지는 못 가도 이 만큼 안쪽에 편하게는 앉아 있어요. ^^

 

혼자 온 어떤 아주머니는 끝내 바위까지 못 올라오고 흙있는 곳에 서 있다가 그냥 돌아갔다는.. ㅎ

이 좋은 풍경을 못 보고 가는게 안타까워 손이라도 잡고 같이 올라오고 싶었지만, 오지랖 넓은 아줌마 티 내는 걸까봐 참았어요. ㅎㅎㅎㅎ

 

과천 서울대공원과 경마장이 손에 잡힐 듯 보여요.

 

청계산 석기봉

 

구름 한 점 없이 하늘도 맑아 몸도 마음도 개운한 등산이었어요.

 

청계산 등산

 

아스팔트 길 따라 쭉 내려오다 보면 올라갈때 보았던 것과 똑같은 지팡이 바구니가 있어요.

'고맙다' 얘기하고 지팡이를 사용하게 될 누군가에게도 힘이 되길 바라며 바구니 쏙 넣었답니다.

 

나무 지팡이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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